익명으로 밝혔다! 아이돌 녹음실에서 일어나는 일

기사입력 2016-09-26 15:22:40




 

 

 

 

[뉴스에이드 = 박희아 기자] 아무리 궁금해도 관계자가 아니면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녹음실. 가끔 아이돌 그룹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이 스치듯 소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이는 겉핥기 정도다. 음원 유출 위험이나 콘셉트 노출 위험이 있어 보이길 꺼리기 때문이다.

 

이 녹음실 안에서 알게 모르게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여러 사람이 모여 장시간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다반사. 물론 반대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매일 녹음실에서 아이돌그룹 멤버들과 씨름하는 스태프들에게 물어봤다. 철저하게 익명 보장을 약속하고 받아온 녹음실 뒷이야기들, 기대하시라.

 



 

 


# 외국인 멤버들과의 발음 전쟁

 

보컬 디렉팅은 대부분 곡을 쓴 작곡가가 맡는다. 만약 그가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사내 A&R 팀과 친분이 있는 다른 작곡가에게 맡긴다. 팀에 따라서 종종 보컬 디렉터가 따로 붙는 경우도 있다.

 

국내 연예기획사들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다수 외국인 연습생들을 데뷔조에 합류시켰다. 이런 변화로 인해 보컬 디렉터들은 상상 이상의 난관에 부딪혔다. 발음이 문제였다.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이 발음이 발목잡기 다반사다.

 

요즘에 인기 많은 그룹 인데 정말 난감했어요. 외국인 멤버들을 다 데려다 놓고 녹음실에서 긴급 처방이랍시고 볼펜을 물렸어요. 도저히 발음이 안 되니까 그대로 녹음을 할 수가 없었죠. 그중 한 멤버는 아예 안 되는 발음이 있었거든요. 하다하다 작사가가 가사를 바꿔버렸어요. 그럴 땐 방법이 없어요.” (레코딩 관계자 A)


 

 

 

 

# 너무 열심히 해도 문제!

 

레코딩에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파트가 짧아서 빨리 끝나거나, 굉장한 소울이 발동해 한두 번 만에 완곡 녹음을 끝내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가창력이 달려 기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일찍 끝난다. 그렇지만 대개 하루가 꼬박 걸린다. 욕심이 많은 가수는 이보다 오랜 시간 스태프들을 잡아두기도 한다.

 

다음은 열심히 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룹 의 사례다. 녹음실 스태프들이 집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독종들이라고.

 

정말 음악을 열심히 하거든요. 녹음실에서 나오질 않는다니까요. 본인들이 만족할 때까지 해요. 이제 엔지니어가 기계로 살짝 손 볼 일만 남았는데, 애들이 좀만 더 해보겠다면서 가셔야 해요? 바쁘세요?’ 달달 볶죠. 열심히 하는 거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레코딩 관계자 B)

 

 

 

 

 

# 다른 멤버 파트 방해하기

 

레코딩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기 싸움 엄청나요.”

 

실제로 녹음실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컨디션 난조로 인한 다툼이 종종 벌어진다. 이때 현장 분위기는 극과극으로 나뉜다. 큰소리 내며 싸우거나 끼리끼리 모여 편을 나누거나.

 

그룹 은 나중에 들어온 멤버를 너무 미워하는 거예요. 녹음실에 올 때도 그 친구 것만 쏙 빼놓고 커피를 사오죠. 또 다른 그룹 은 가장 인기 있는 멤버가 녹음하고 있으면 다른 멤버들이 부스 바깥에서 이상한 표정을 지어요. 마치 남아있는 멤버들끼리 그 친구를 욕하고 있는 것처럼 연기할 때도 있고요. 멤버들이 그런 식으로 괴롭히는 바람에 녹음 망치는 애들도 여럿이에요.” (레코딩 관계자 C)

 

데뷔한 지 좀 된 그룹 멤버 중 한 명은 녹음 때마다 작곡가들 옆에 가서 귓속말을 합니다. 다른 멤버들이 녹음하는 걸 보고 있다가, 영 잘 안 되는 게 보이면 슬쩍 와요. 그리고는 저 완곡 해왔어요. 저 부분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면서 계속 말을 겁니다.” (레코딩 관계자 D)

 

# 불평, 불만은 이제 그만

 

그룹 은 녹음 때마다 불평과 불만이 넘쳐난다. 스태프들 입장에서는 멤버가 돌아가면서 투덜대다보니 다른 그룹보다 시간도 많이 소요돼 마음이 편치 않다.

 

걔들은 정말 불평에 불만에. 어떻게 멤버들이 한 명도 안 빼놓고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다 그래요, 정말. 일할 때 힘들죠.” (레코딩 관계자 C)

 

 

 

 

 

# 모두 기진맥진, 다이어트 중 녹음하기

 

데뷔나 컴백을 앞두고 있을 때는 녹음이 끝나고 바로 안무 연습을 하러 가는 팀이 많다. 앞에서 다른 트레이닝 스케줄을 소화한 뒤 녹음실로 불려 오는 경우도 다반사. 여기에 급격한 다이어트까지 한다면? 방송하듯 기계적으로 대답하고 노래하는 아이돌 멤버들과, 이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녹음 작업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스태프들만 있을 뿐이다.

 

애들이 녹음하는데 다이어트까지 하고 있으니 피곤해서 기운이 없을 거 아니에요. 오랜만에 만나니까 반가운 마음도 들었고 해서 먹을 걸 좀 사다줬어요. 이것저것 열심히 골라서 갔는데, 아무도 못 먹는 거예요. 아주 깡마른 친구 정도는 잘 먹죠. 그런데 다른 애들은 정말 아무 것도 입에 못 대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레코딩 관계자 E)

 

그룹 은 기계예요. 애들이 자기들끼리 뚱하게 있다가 부르면 표정 없이 대답하고, 녹음하고 가버리죠. 몸에 버튼이 있어서 누르면 움직이는 애들 같다고나 할까요. 몸무게 압박이 있으니 그 예민한 와중에도 물 한 잔 안 마시려 하고요.” (레코딩 관계자 F)

 

# 노래 연습 좀

 

한 관계자는 최근 굉장히 피곤한 녹음 작업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컴백하는 가수 녹음이었어요. 그런데 노래를 너무 못하는 거예요. 스태프들은 다 불만스러워했는데, 그 친구는 자기가 먼저 그러더라고요. ‘됐죠? 이 정도면 기계로 만지면 되죠?’ 하는데 어찌나 당황스럽던지.”(레코딩 관계자 D)

 

사진 = 셔터스톡

 

muse@news-ade.com

아이돌 세계 만드는 사람들, A&R을 아시나요?

기사입력 2016-09-10 11:10:17



 

 

 

 

[뉴스에이드 = 박희아 기자] “요즘 기획사들이 벌이는 치열한 전쟁은 결국 A&R 전쟁이나 다름없어요.”

 

아이돌 그룹의 트레이닝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실무진들이 입을 모아 A&R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A&R이 대체 뭐냐고?

 

# A&R=레이블 자산관리사

 

앨범 재킷 마지막장까지 유심히 들여다본 적 있는가? 아마 내 아이돌이 누구와 일하고 있는지 궁금한 팬들이라면 이 크레딧을 한 번쯤 관심 있게 들여다본 적 있을 것이다. 콘셉트는 누가 기획하는지, 홍보는 누가 하는지, 의상이나 헤어 스타일링은 누가 해주는지 등등.

 

이 크레딧 한 페이지에는 아이돌 한 팀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수많은 노고가 압축돼있다. 그리고 수많은 스태프들 사이에서 A&R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간혹 ‘Artist & Repertories’라고 적어주는 회사가 있긴 하지만, 용어 풀이 없이 간략하게 적혀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에 팬들도 짧고 굵은 이 포지션에 대해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A&R은 기획사 내에서 실무자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들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 A&R은 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Artist and Repertoires)를 줄여 부르는 말. 이때 아티스트는 말 그대로 소속 뮤지션들을 뜻한다. 그렇다면 레퍼토리는 무엇을 뜻할까. 음반 레이블 내에서 레퍼토리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곡을 의미한다. , A&R은 회사 아티스트와 곡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것. 하지만 단순히 아티스트의 컨디션을 관리하고 곡을 모아두는 업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A&R은 굉장히 일을 잘 하는 실무자라고 보면 됩니다. 회사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죠. 왜냐하면 그가 결국은 관리자가 되는 거거든요. 이건 자산 관리예요. 레이블 회사의 자산은 돈이 아닙니다. 아티스트와 곡이죠. 그 자산을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세요. A&R 포지션은 결국 자산관리사예요.” (대중음악평론가 차우진)

 

 

 

(왼쪽 위부터=구구단, 방탄소년단,빅스, 샤이니, 태연, 종현 앨범 크레딧)

 



# 콘셉트 감별사+영리한 헤드헌터=A&R

 

자산관리사들이 하는 일은 독특하다. A&R팀은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일에서부터 음반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 전반에 관여한다. 하지만 회사 규모, 체계에 따라 맡는 업무가 달라지기 때문에 업무 범위를 특정할 순 없다.

 

일반적으로 하는 일은 아티스트에게 적합한 음악을 찾고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거예요. 때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홍보나 기타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티스트 캐스팅부터 들어가기도 하고요. 이번에 뉴이스트 ‘CANVAS’A&R팀이 앨범 제작 초기 단계 과정에서부터 제작팀과 함께 콘셉트를 구축했죠.” (뉴이스트 음반 프로듀서 겸 A&R BUMZU)

 

우리나라 음악 시장이 해외로까지 확장됐죠. 그렇다보니 노래 하나가 만들어지는데 달라붙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한두 명이었다면 지금은 굉장히 많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곡 자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죠. 순서는 바뀔 수 있어요. 콘셉트를 먼저 잡고 곡을 받든, 곡을 먼저 받아놓고 거기서 좋은 콘셉트를 끄집어내든 상관없죠. 여기에 아트 디렉터, 스타일리스트, 헤어 메이크업 담당자까지 모두 다 곡의 콘셉트를 잡는 사람들이고요. 그런데 이 모든 일을 핸들링 하는 주체가 누구냐. 그게 바로 A&R팀입니다.” (차우진)

 

이들은 주어진 콘셉트에 따라 해당 음반에 수록될 곡 분위기를 구상하고, 콘셉트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줄 수 있는 작곡가, 작사가를 찾는다. 소속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잘 살려줄 뮤직비디오 감독, 포토그래퍼 등을 섭외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따라서 가수를 키워내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A&R일당 백마냥 회사 내 업무에 관여하며, 마치 인사팀처럼 영리한 헤드헌터 역할을 수행한다.

 

 

 

 

 

# “A&R팀이 뭐하냐고요? 묻지 말아주세요!”

 

회사에 따라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모든 A&R팀이 하는 일은 좋은음악을 찾아내서 앨범 콘셉트를 잡아주는 일이다.

 

뉴이스트에게 맞춤정장 입듯 딱 맞는 음악과 가사를 만들어줘야 했죠. 수많은 장르의 곡을 만들어 보고 데모를 수집했어요. 뉴이스트의 보이스 컬러, 비주얼, 퍼포먼스라는 삼박자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장르를 골랐죠. 퓨처베이스와 딥하우스를 주 장르로 선택했고, 1번 트랙과 4번 트랙은 뉴이스트의 본연의 목소리를 제일 잘 살릴 수 있는 Urban R&BFusion90’ R&B 를 선택하여 배치했습니다.” (BUMZU)

 

이처럼 앨범에 들어가는 곡을 수집한 뒤 팀의 색깔에 꼭 맞는 곡을 골라낸다. 트랙 개수, 콘셉트에 따른 장르별 배치까지 고민하는 것이 A&R의 첫째 임무다. 프로듀서와 함께 이런 부분을 꼼꼼히 상의하고 전체적인 틀을 잡아 앨범 및 뮤직비디오까지 완성하면 된다.

 

현재는 A&R 개념이 회사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비주얼 및 영상 콘텐츠를 A&R에서 분리해 놓은 곳이 늘어났다.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A&R팀을 세분화한 이유나 일의 범위에 대해 아예 입을 열지 않으려는 회사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A&R하고 콘텐츠 제작팀이 따로 분리돼 있는데요. 비주얼 부분은 음악 부문과 다른 담당자를 두고 있죠. 아티스트 발굴 작업은 신인개발팀이 담당하는 부분도 크고요.” (가요 기획사 관계자 A)

 

A&R을 세분화했는지, 또 어디까지가 A&R 업무에 포함되는지 대답해드리는 게 어렵습니다. 일종의 회사 기밀이거든요.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는지, 저희 회사 A&R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도 마찬가지예요. 요새는 콘셉트 싸움이잖아요. 회사마다 콘셉트 잡는 프로세스가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러니 쉬쉬할 수밖에 없죠.” (가요 기획사 관계자 B)

 

 

 

 

# 3초만 들어도 압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A&R팀 스태프들은 음악적으로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주를 3초 듣고 무슨 장르인지 맞히더라고요. 그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고 익숙한 사람이어야겠죠. 그래야 그때그때 자기 가수에게 맞는 곡을 수집할 수 있잖아요. 누가 더 좋은 콘셉트의 곡을 갖고 나오는지가 요즘 아이돌 시장 성패를 가른다고 봅니다. 작곡가들, 작사가들과 미팅도 엄청나게 하죠.” (가요 기획사 관계자 C)

 

음악에 관심이 많기로 유명한 모 그룹 멤버는 A&R 팀에 있는 스태프들을 정말 친형, 친누나처럼 따라요. 해외 투어에 가서도 그 스태프가 있는 방까지 쫓아와 음악 얘기를 해달라고 조를 정도죠.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의지해요.” (가요 기획사 관계자 D)

 

다만 A&R이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들은 작곡팀에 곡을 맡기거나 받아온다. 작곡가와 의견을 나누고 금액 조정을 한다. 여러 작곡가들 및 뮤지션들과 소속사 내 프로듀서들,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끄는 것도 A&R팀의 몫이다. 이들이 직접 곡을 쓰는 사람들은 아니란 소리다. 한편으로는 아티스트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인간적으로 소통해 이들의 컨디션을 예민하게 파악해야 하는 형 내지는 누나가 될 필요도 있다. 결국, A&R은 회사 내에서 가장 유능한 실무자.

 

 

 

 

 

# A&R 채용, 왜 까다로울까

 

이토록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보니 회사 입장에서도 채용할 때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혹시 각 기획사별로 내는 A&R 공고를 찾아본 적이 있는 이라면 해외 A&R’을 따로 뽑는 경우를 봤을 것이다. 최근에는 A&R 팀을 뽑을 때 음악적으로 풍부한 식견을 갖추고 있는지와 별개로 외국어 능력이 좋은 지원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앞서 언급한 채용공고처럼 국내와 해외를 구별해 뽑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에는 A&R 공고 자체에 외국어(영어, 일어 등) 회화 능력 우수자를 우대사항으로 명기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왜일까.

 

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컴백한 레드벨벳의 3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러시안 룰렛은 누가 작곡했을까? 해당 앨범에는 총 몇 명의 해외 작곡가들이 참여했을까? 엑소의 몬스터작업에 켄지(Kenzie)와 함께 투입된 작곡가는 누구인가?

 

물론 모든 팀들이 해외 작곡가와 작업하는 것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이나 뉴이스트, 세븐틴, 블락비 등 대체로 국내 작곡가들과 일하거나 멤버들이 작업 과정에서 주요 임무를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미 잘 알려진 채드 휴고(Chad Hugo·레드벨벳 행복’)나 런던 노이즈(LDN Noise·샤이니, 엑소, SM스테이션 등 다수 참여) 등 해외 유수 작곡가들이 국내 메이저 음악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해외 음악가들과 미팅을 갖고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필수 아니겠냐는 것.

 

“A&R팀에서 일하는 친구들 중 많은 숫자가 영어를 잘합니다. 아주 뛰어나지 않더라도 해외 작곡가나 프로덕션과 소통할 정도는 되어야죠. 대형 기획사에서 뽑는 A&R팀 스태프들은 영어 실력이 무척 뛰어나요. 유학파도 많죠. 그럴 수밖에 없어요. 작업을 아예 해외 팀들과 하니까요.” (가요 기획사 관계자 A)

 

실제로 해외 유수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한 뒤, 한국 대형 기획사에 취직해 자신의 역량을 펼치는 이들도 심심찮다. 국내파 A&R 스태프들 중에도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거나 외국어 실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점점 세련된 것을 찾아 헤매는 대중을 만족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 국내에도 좋은 음악가들이 많지만, 최대한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A&R, 더 중요해질 거예요

 

상당수의 한국 아이돌 그룹이 해외 투어를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리기 어려웠던 그림이다. 이런 현상이 순간의 호황에서 끝나기를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이돌 산업이 정말, 제대로, 탄탄하게! 굴러가려면, 음악뿐만 아니라 글로벌 산업에 예민한 감각을 지닌 스태프들이 투입돼야 한다. 그렇다면 회사 내 실무 관리자나 다름없는 A&R 스태프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K-POP의 산업 구조가 대자본이 투입되는데도 큰 위험부담을 처음부터 안고 출발하는 구조로 굳어져 가고 있죠. 이건 영화 산업과 비슷해요. 프리 프로덕션은 연습생이고, 자본이 많이 들어가고 완성하는데도 오래 걸리죠. 출시하면 이게 곧 한 회사 운명을 좌우하게 되고요. 이런 점에서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총괄하는 A&R팀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어요.” (차우진)

 

아직까지는 한국 레이블들이 해외에 비해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 따라서 철저한 플랜 속에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A&R팀은 손에 꼽는다. 소규모 음반 기획사의 경우에는 A&R팀이 앨범 발매시까지 스케줄을 관리하는 일정 관리자 역할에 그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 아이돌 시장은 점점 더 해외를 향하고, 이에 아이돌을 만들어내려 큰 금액을 투자해 반드시 성공시키고자 하는 회사들의 열망은 계속될 것이다. 그럴수록 치밀하고 똑부러지는 실무자, A&R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에이드DB

 

박희아 기자 muse@news-ade.com





[뮤직와치]'非SM' 솔로가수 제시카 vs 소녀시대 제시카

출처뉴스엔 | 입력 2016.05.17. 11:02


[뉴스엔 박희아 기자]


이젠 SM엔터테인먼트 소속도, 소녀시대 멤버도 아니다. 솔로가수 제시카가 ‘진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제시카가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솔로 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로 돌아왔다. 2014년 9월 소녀시대를 탈퇴하고 연습생 시절부터 오랫동안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나왔다. 그러나 친동생 크리스탈이 여전히 SM 소속 걸그룹 에프엑스(f(x)) 소속인데다, 그간 ‘소녀시대’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정체성을 유지해온 제시카이기에 이번 솔로 데뷔는 여러모로 진짜 ‘혼자’에 가까운 게 사실.



소녀시대
소녀시대
제시카 솔로앨범 ‘위드 러브, 제이’ 재킷 이미지
제시카 솔로앨범 ‘위드 러브, 제이’ 재킷 이미지


그래서일까. 한국 이름 정수연인 그는 이 ‘J’에 ‘Jessica’와 ‘정수연’을 모두 넣어 솔로 가수로 새롭게 태어난 자신에 애정을 보내고 있다. 이는 비단 앨범 타이틀뿐만 아니라 수록곡 안에서도 드러나는 특징이다.


제시카가 발표한 첫 솔로 앨범에는 타이틀곡 ‘플라이(Fly)’를 포함, 총 여섯 곡이 들어있다. 미국 유명 랩퍼 Fabulous가 피처링한 ‘플라이’는 제시카가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한 곡이다. “안개 속의 나를 찾아야만 해”라는 한 줄이 이번 앨범의 존재 가치를 설명한다. 역시 자신의 정체성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었단 굳건한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곡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넣은 것으로 보이는 Fabulous의 피처링은 아직 소녀시대란 그늘을 벗어나는 중인 제시카와는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사실. 소녀시대 때와 다른 음악적 성취를 위해 욕심을 부렸다곤 하지만 이런 부분이 완벽한 ‘소녀시대 탈출구’가 돼주진 못하는 듯하다. 소녀시대 당시에도 전형적인 ‘SM 아티스트형’ 창법을 구사하며 뚜렷한 정체성을 자랑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앨범 전체적으로 감도는 분위기에서 ‘非 SM' 제시카는 진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간 제시카가 가수 활동을 갈망해왔단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녀시대 활동 당시에도 워낙 독특한 음색을 자랑했던 멤버였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살려낼지 궁금증이 컸고, 팬들 또한 1년 여를 기다려왔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 성취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이번 ‘러브 위드 제이’는 제시카가 지닌 장점을 부각시키기에 더없이 좋다. 타이틀곡 ‘플라이’부터 역설적인 의미가 눈에 띄는 ‘빅 미니 월드(Big Mini World)’, ‘폴링 크레이지 인 러브(Falling Crazy In Love)’ 등 이후 트랙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한결같은 매력이 있다. 마지막 트랙까지 전반적으로 반주의 미니멀함에 기댔으며, 이는 의도적으로 제시카의 특별한 보이스를 살리는 쪽을 겨냥한 결과물임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보니 곡에 특별한 기승전결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제시카를 드러내려는 노력, 그 결과물이 이번 앨범인 셈이다.


‘골든 스카이(Golden Sky)’로 SM과 소녀시대를 떠난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노래다. 이어 제시카는 앨범 마지막 트랙 ‘디어 다이어리(Dear Diary)’를 통해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오늘따라 뭔가 더 허전하기만 한걸 / 왓 슈드 아이 두(What Should I do) (중략) 힘들었던 마음까지 소중히 기억하며 여기 간직해"라고 그간의 고민과 이후 얻은 깨달음을 털어놓는다.


여전히 ‘소녀시대 제시카’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적어도 아직까진 그렇다. 특히 사랑의 달콤함을 노래한 ‘폴링 크레이지 인 러브’ 같은 곡은 그런 면이 유난히 두드러져 여전히 “제시카가 소녀시대였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 시절에 보여줬던 ‘사랑스러움’이 오롯이 제시카의 것이 되기엔 시간이 아직 모자라다.


그렇지만 이제 갓 시작 선상에 섰을 뿐이다. 워낙 SM 소속 아티스트 중에서도 강한 색채를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 꼬리표를 한 번에 떼어낸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첫 술에 배부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될 일은 아닌 듯싶다. 이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도 제시카는 충분히 새로워졌다.(사진=SM엔터테인먼트, 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희아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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