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밝혔다! 아이돌 녹음실에서 일어나는 일

기사입력 2016-09-26 15:22:40




 

 

 

 

[뉴스에이드 = 박희아 기자] 아무리 궁금해도 관계자가 아니면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녹음실. 가끔 아이돌 그룹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이 스치듯 소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이는 겉핥기 정도다. 음원 유출 위험이나 콘셉트 노출 위험이 있어 보이길 꺼리기 때문이다.

 

이 녹음실 안에서 알게 모르게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여러 사람이 모여 장시간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다반사. 물론 반대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매일 녹음실에서 아이돌그룹 멤버들과 씨름하는 스태프들에게 물어봤다. 철저하게 익명 보장을 약속하고 받아온 녹음실 뒷이야기들, 기대하시라.

 



 

 


# 외국인 멤버들과의 발음 전쟁

 

보컬 디렉팅은 대부분 곡을 쓴 작곡가가 맡는다. 만약 그가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사내 A&R 팀과 친분이 있는 다른 작곡가에게 맡긴다. 팀에 따라서 종종 보컬 디렉터가 따로 붙는 경우도 있다.

 

국내 연예기획사들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다수 외국인 연습생들을 데뷔조에 합류시켰다. 이런 변화로 인해 보컬 디렉터들은 상상 이상의 난관에 부딪혔다. 발음이 문제였다.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이 발음이 발목잡기 다반사다.

 

요즘에 인기 많은 그룹 인데 정말 난감했어요. 외국인 멤버들을 다 데려다 놓고 녹음실에서 긴급 처방이랍시고 볼펜을 물렸어요. 도저히 발음이 안 되니까 그대로 녹음을 할 수가 없었죠. 그중 한 멤버는 아예 안 되는 발음이 있었거든요. 하다하다 작사가가 가사를 바꿔버렸어요. 그럴 땐 방법이 없어요.” (레코딩 관계자 A)


 

 

 

 

# 너무 열심히 해도 문제!

 

레코딩에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파트가 짧아서 빨리 끝나거나, 굉장한 소울이 발동해 한두 번 만에 완곡 녹음을 끝내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가창력이 달려 기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일찍 끝난다. 그렇지만 대개 하루가 꼬박 걸린다. 욕심이 많은 가수는 이보다 오랜 시간 스태프들을 잡아두기도 한다.

 

다음은 열심히 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룹 의 사례다. 녹음실 스태프들이 집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독종들이라고.

 

정말 음악을 열심히 하거든요. 녹음실에서 나오질 않는다니까요. 본인들이 만족할 때까지 해요. 이제 엔지니어가 기계로 살짝 손 볼 일만 남았는데, 애들이 좀만 더 해보겠다면서 가셔야 해요? 바쁘세요?’ 달달 볶죠. 열심히 하는 거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레코딩 관계자 B)

 

 

 

 

 

# 다른 멤버 파트 방해하기

 

레코딩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기 싸움 엄청나요.”

 

실제로 녹음실에서 오래 머물다 보면 컨디션 난조로 인한 다툼이 종종 벌어진다. 이때 현장 분위기는 극과극으로 나뉜다. 큰소리 내며 싸우거나 끼리끼리 모여 편을 나누거나.

 

그룹 은 나중에 들어온 멤버를 너무 미워하는 거예요. 녹음실에 올 때도 그 친구 것만 쏙 빼놓고 커피를 사오죠. 또 다른 그룹 은 가장 인기 있는 멤버가 녹음하고 있으면 다른 멤버들이 부스 바깥에서 이상한 표정을 지어요. 마치 남아있는 멤버들끼리 그 친구를 욕하고 있는 것처럼 연기할 때도 있고요. 멤버들이 그런 식으로 괴롭히는 바람에 녹음 망치는 애들도 여럿이에요.” (레코딩 관계자 C)

 

데뷔한 지 좀 된 그룹 멤버 중 한 명은 녹음 때마다 작곡가들 옆에 가서 귓속말을 합니다. 다른 멤버들이 녹음하는 걸 보고 있다가, 영 잘 안 되는 게 보이면 슬쩍 와요. 그리고는 저 완곡 해왔어요. 저 부분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면서 계속 말을 겁니다.” (레코딩 관계자 D)

 

# 불평, 불만은 이제 그만

 

그룹 은 녹음 때마다 불평과 불만이 넘쳐난다. 스태프들 입장에서는 멤버가 돌아가면서 투덜대다보니 다른 그룹보다 시간도 많이 소요돼 마음이 편치 않다.

 

걔들은 정말 불평에 불만에. 어떻게 멤버들이 한 명도 안 빼놓고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다 그래요, 정말. 일할 때 힘들죠.” (레코딩 관계자 C)

 

 

 

 

 

# 모두 기진맥진, 다이어트 중 녹음하기

 

데뷔나 컴백을 앞두고 있을 때는 녹음이 끝나고 바로 안무 연습을 하러 가는 팀이 많다. 앞에서 다른 트레이닝 스케줄을 소화한 뒤 녹음실로 불려 오는 경우도 다반사. 여기에 급격한 다이어트까지 한다면? 방송하듯 기계적으로 대답하고 노래하는 아이돌 멤버들과, 이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녹음 작업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스태프들만 있을 뿐이다.

 

애들이 녹음하는데 다이어트까지 하고 있으니 피곤해서 기운이 없을 거 아니에요. 오랜만에 만나니까 반가운 마음도 들었고 해서 먹을 걸 좀 사다줬어요. 이것저것 열심히 골라서 갔는데, 아무도 못 먹는 거예요. 아주 깡마른 친구 정도는 잘 먹죠. 그런데 다른 애들은 정말 아무 것도 입에 못 대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레코딩 관계자 E)

 

그룹 은 기계예요. 애들이 자기들끼리 뚱하게 있다가 부르면 표정 없이 대답하고, 녹음하고 가버리죠. 몸에 버튼이 있어서 누르면 움직이는 애들 같다고나 할까요. 몸무게 압박이 있으니 그 예민한 와중에도 물 한 잔 안 마시려 하고요.” (레코딩 관계자 F)

 

# 노래 연습 좀

 

한 관계자는 최근 굉장히 피곤한 녹음 작업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컴백하는 가수 녹음이었어요. 그런데 노래를 너무 못하는 거예요. 스태프들은 다 불만스러워했는데, 그 친구는 자기가 먼저 그러더라고요. ‘됐죠? 이 정도면 기계로 만지면 되죠?’ 하는데 어찌나 당황스럽던지.”(레코딩 관계자 D)

 

사진 = 셔터스톡

 

muse@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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