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와치]'非SM' 솔로가수 제시카 vs 소녀시대 제시카

출처뉴스엔 | 입력 2016.05.17. 11:02


[뉴스엔 박희아 기자]


이젠 SM엔터테인먼트 소속도, 소녀시대 멤버도 아니다. 솔로가수 제시카가 ‘진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제시카가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솔로 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로 돌아왔다. 2014년 9월 소녀시대를 탈퇴하고 연습생 시절부터 오랫동안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나왔다. 그러나 친동생 크리스탈이 여전히 SM 소속 걸그룹 에프엑스(f(x)) 소속인데다, 그간 ‘소녀시대’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정체성을 유지해온 제시카이기에 이번 솔로 데뷔는 여러모로 진짜 ‘혼자’에 가까운 게 사실.



소녀시대
소녀시대
제시카 솔로앨범 ‘위드 러브, 제이’ 재킷 이미지
제시카 솔로앨범 ‘위드 러브, 제이’ 재킷 이미지


그래서일까. 한국 이름 정수연인 그는 이 ‘J’에 ‘Jessica’와 ‘정수연’을 모두 넣어 솔로 가수로 새롭게 태어난 자신에 애정을 보내고 있다. 이는 비단 앨범 타이틀뿐만 아니라 수록곡 안에서도 드러나는 특징이다.


제시카가 발표한 첫 솔로 앨범에는 타이틀곡 ‘플라이(Fly)’를 포함, 총 여섯 곡이 들어있다. 미국 유명 랩퍼 Fabulous가 피처링한 ‘플라이’는 제시카가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한 곡이다. “안개 속의 나를 찾아야만 해”라는 한 줄이 이번 앨범의 존재 가치를 설명한다. 역시 자신의 정체성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었단 굳건한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곡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넣은 것으로 보이는 Fabulous의 피처링은 아직 소녀시대란 그늘을 벗어나는 중인 제시카와는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사실. 소녀시대 때와 다른 음악적 성취를 위해 욕심을 부렸다곤 하지만 이런 부분이 완벽한 ‘소녀시대 탈출구’가 돼주진 못하는 듯하다. 소녀시대 당시에도 전형적인 ‘SM 아티스트형’ 창법을 구사하며 뚜렷한 정체성을 자랑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앨범 전체적으로 감도는 분위기에서 ‘非 SM' 제시카는 진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간 제시카가 가수 활동을 갈망해왔단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녀시대 활동 당시에도 워낙 독특한 음색을 자랑했던 멤버였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살려낼지 궁금증이 컸고, 팬들 또한 1년 여를 기다려왔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 성취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이번 ‘러브 위드 제이’는 제시카가 지닌 장점을 부각시키기에 더없이 좋다. 타이틀곡 ‘플라이’부터 역설적인 의미가 눈에 띄는 ‘빅 미니 월드(Big Mini World)’, ‘폴링 크레이지 인 러브(Falling Crazy In Love)’ 등 이후 트랙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한결같은 매력이 있다. 마지막 트랙까지 전반적으로 반주의 미니멀함에 기댔으며, 이는 의도적으로 제시카의 특별한 보이스를 살리는 쪽을 겨냥한 결과물임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보니 곡에 특별한 기승전결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제시카를 드러내려는 노력, 그 결과물이 이번 앨범인 셈이다.


‘골든 스카이(Golden Sky)’로 SM과 소녀시대를 떠난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노래다. 이어 제시카는 앨범 마지막 트랙 ‘디어 다이어리(Dear Diary)’를 통해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오늘따라 뭔가 더 허전하기만 한걸 / 왓 슈드 아이 두(What Should I do) (중략) 힘들었던 마음까지 소중히 기억하며 여기 간직해"라고 그간의 고민과 이후 얻은 깨달음을 털어놓는다.


여전히 ‘소녀시대 제시카’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적어도 아직까진 그렇다. 특히 사랑의 달콤함을 노래한 ‘폴링 크레이지 인 러브’ 같은 곡은 그런 면이 유난히 두드러져 여전히 “제시카가 소녀시대였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 시절에 보여줬던 ‘사랑스러움’이 오롯이 제시카의 것이 되기엔 시간이 아직 모자라다.


그렇지만 이제 갓 시작 선상에 섰을 뿐이다. 워낙 SM 소속 아티스트 중에서도 강한 색채를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 꼬리표를 한 번에 떼어낸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첫 술에 배부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될 일은 아닌 듯싶다. 이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도 제시카는 충분히 새로워졌다.(사진=SM엔터테인먼트, 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희아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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